운산추경

 구름 위로 높게높게 치솟은 거대한 돌기둥 위에, 고단과 고평원이 절묘하게도 펼쳐져 있다. 이 돌은 분명한 단석이면서도 단의 비례가 워낙 작아 더욱 더 높고 큰 천상계를 연상케 해준다.

 꼭대기에 돌출한 단형은 등천을 위한 발판 같고, 그 아래 펼쳐진 평원인즉, 신선들의 고향을 방불케 한다.

 이만한 높이의 제단이라면, 천계가 그곳이고 그곳이 천계라, 발판이고 뭐고, 그냥 옮겨 디디면 천계가 될성도 싶다. '운산추경'은 구름 위에 솟은 이 천계에도 가을이 찾아왔음을 연상하여 붙인 석명인 듯하다.